막으려야 막을 수 없는 게 지금 두 사람이 하는 건 대타(對打), 즉
서로간에 정해진 초식을 주고받는 연습인 탓이다.
대타는 사람을 상대로 하여 초식의 정확한 용법을 익히기 위한 연
습이다. 만약 공격초식을 연마할 요량이면 한 사람은공격, 한 사람
은 그에 속절없이 당하는 역할을 하게되는데 어디까지나 연무이므
로 공격하는 사람은 힘이며모든 것을 적당히 조절하지않으면 안
된다.
문제가 되는 것은 이 '적·당·히'의 기준을과연 어디에 두는가였
다.
맹길은 연무를 위임받은 다음날, 그는석무종의 천원십이검이 미
숙하다는 것을 빌미 삼아 대타를 시작했다.
천원십이검은 주로 무기명제자들이 배우는 데다가태산파 내에서
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고있지 못하므로, 적어도 소검당에 있는
사람이라면 배워도 그만, 안 배워도 그만인 검법이다.
그런데 맹길과 석무종이 지극 정성으로 천원십이검에 매달려 있으
니 소검당의 다른 제자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는 것도 당연했다.
더구나 늘 맹길이 천원십이검을 이용해 공격하는 쪽이었고 석무종
은 초식을 받아들이는 쪽이었으니, 사정을 모르는 그들이 보면 석무
종의 자질이 형편없는 것으로 생각되기 십상이었다.
쉬익― 팍! 따악!
만산홍엽(滿山紅葉).
온산이 붉게 물드는 가을, 햇살은 따갑기만 한데 파공음과 격타음
은 한동안 계속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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